국전 입선 5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2회, 국립현대미술관초대작가 등 화려한 작품활동과 함께 (사)세계문자서예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예가 운곡(雲谷) 김동연 선생이 훈민정음의 독창성, 과학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훈민정음언해서문첩>을 선보였다.
운곡 선생은 <훈민정음 11,172자>, <훈민정음 각자초대특별전> 등을 기획·전시하며 ‘훈민정음 전도사’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운곡 선생에게 이번에 <훈민정음서문첩>을 선보인 동기와 훈민정음이 어떤 존재인지를 직접 들어보았다.
●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선보인 <훈민정음어제서문첩>
운곡 선생이 이번에 <훈민정음어제서문첩>을 선보인 계기는 지난번 <훈민정음 11,172자>, <훈민정음 각자특별초대전> 등 기획·전시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특히 이번에는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운곡 선생이 가장 잘하는 분야인 서예를 통해 문자 예술로 심미감을 가미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운곡 선생은 훈민정음에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자주정신, 실용정신, 창조정신 등이 담겨있다고 주장한다. 세종대왕의 창제 의미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 훈민정음 속에 담긴 내용을 되새기고 참 정신을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생각한 끝에 ‘훈민정음어제서문’을 널리 알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서문첩은 병풍처럼 중첩한 절첩장(折帖裝) 방식으로 제작되어 ‘나랏말ᄊᆞ미 듀ᇰ귁에달아...’로 시작되는 훈민정음어제서문 108자를 원형의 멋을 살리기 위해 당시 사용되던 훈민정음체를 이용해 창작했다.
여기에 제품 말미에는 청주지역의 유명 시인인 홍강리 선생이 훈민정음의 정신을 재해석하고 찬양한 훈민정음 기림시 108자를 함께 수록했다.
외부 형식은 동양의 장식물인 병풍을 생각했고, 현대에 맞춰 휴대가 가능하고 작은 공간 속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한글 서예라는 독특한 문자 예술작품으로 표현하면 국가를 대표하는 홍보물 또는 관광상품으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친근하게 여겨 인테리어 소품으로 장식해 자주 볼 수 있다면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정신이 자연스럽게 전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제작했다.
● 동그라미·직선·사선으로 모든 낱글자 표기가능한 훈민정음, 미학적으로 매우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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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열렸던 '훈민정음각자특별초대전'에서 관람객에게 설명하는 운곡 선생 |
운곡 선생은 지난 2022년에도 <훈민정음 11,172자>를 써내면서 전시회와 서첩을 냈다.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11,172자를 붓으로 쓴 것은 국내 최초의 작품이다. 한글 자모음 24자로 조립이 가능한 11,172자를 직접 써내려 간 작품은 한글의 체계적 배열을 해서 쓴 것으로 한글을 이해하는데도 큰 보탬이 될 수 있었다. 그 아이디어는 (사)훈민정음기념사업회와 함께 손을 잡고 일을 하다 생각해 낸 것이다.
운곡 선생은 이전에 한글 서예 속에서 훈민정음 반포 당시 사용됐던 4가지 서체(궁체정자, 궁체흘림, 고체, 서간체)를 구분해서 상용한글 2,350글자를 서예작품화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사)훈민정음기념사업회와 손을 잡고 더 깊게 일을 하다보니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입각해 현재에 사용하고 있는 자모음 24자로 조합했을 때 글자 수가 11,172자가 되고, 이들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이전까지 훈민정음의 위대함을 실감하지 못했던 것을 11,172자를 직접 써보면서 발견하게 됐다. 퍼즐 게임으로 비유한다면 초등학생도 원리에 다 맞춰서 넣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라고 보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자모음 24자의 조합으로 11,172자가 새로운 형태의 낱글자로 완성된다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감히 생각하지 못한 일이며, 각 글자의 조형미를 볼 때 동그라미와 직선과 사선밖에 사용하지 않고도 다양한 형태로 낱글자로 표시하는 것은 미학적으로도 매우 뛰어난 문자라는 것을 새롭게 발견했다.
운곡 선생은 이러한 훈민정음의 시각, 조형, 예술적 요소를 담은 이번 작업 과정을 통해 한글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훈민정음이 대한민국의 브랜드가 되고 우리 문화를 대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외국인에게 선물용으로 적합한 상품화까지 진행해 오면서 <훈민정음어제서문첩>까지 제작하게 된 것이다.
● 청주는 직지의 고장이며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완성한 곳, 기록문화유산의 고장
운곡 선생에게 이제 훈민정음은 운명 같은 존재이다.
그는 서예 전업 작가로서 60여 년을 한 길만 걸어왔는데, 처음에는 한자 중심으로 글씨를 쓰다가 한글 세대가 대세인 현재 상황에서 한글에 관심을 갖고 글씨를 정진해 왔다. 어느 때부턴가 우리 한글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다.
운곡 선생은 청주 지역을 위해 공헌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또는 서예인으로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해오던 중, 가장 잘하고 인정받는 서예를 이용한 문자예술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서예가로서 한자를 다루기보다는 한글세대에 맞게 한글 서예를 중심으로 문자예술로서 서예작품을 다루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더군다나 운곡 선생이 활동하는 청주는 직지의 고장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운곡 선생은 직지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이라는 의미를 되살려 세계문자공모전을 통해 문자예술 작품을 수집하고 저장ᆞ보관하는 문자 저장고로서 청주를 기록문화유산의 고장으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문자서예대전을 20년간 개최해오고 있다.
또한 최근 초정 행궁이 복원되면서 이곳에서 세종대왕이 117일 동안이나 머물면서 훈민정음을 완성한 곳이라는 사실을 부각하며 청주가 명실상부한 세계 문자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해보겠다는 생각이다.
운곡 선생은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전세계인들에게 훈민정음의 위대함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자신의 훈민정음 11,172자를 서각 작가의 작품으로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5개년 계획으로 시행되는 전시에 금년에는 108명의 서각 작가들이 참여하는 3,036점의 서각 작품을 가을에 전시할 예정이다. 그에 앞서 108명의 작가가 108자의 훈민정음 예찬 기림시를 세종시에서 5월 세종대왕 탄신일을 기념해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한 내년에는 108명의 작가와 함께 세계인이 108명이 함께 참여하는 훈민정음 서각 11,172자 전시회를 국제행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운곡 김동연 선생의 끝없이 훈민정음 사랑, 그의 선한 영향력이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